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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사오정- 보청기 산 후기!

Yourupe 2023. 1. 2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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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 아님, 가는귀 먹음.. 사오정.
감기를 크게 앓고 난 후 귀가 살짝 먹먹/안좋아져서, 이게 마주보고 말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뒤에서 부르면 잘 못알아듣고.. 생활이 좀 사알짝 불편할 정도이긴 했는데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일을 할때!!
회의실이 커서 상대가 좀 멀리서 말하거나 회의실 구조상 소리가 너무 울리면 심각하게 못알아듣곤 했다.

한국말로만 하면 아 잠깐 못들었구나 할텐데, 외국어 사용하는 일을 하다보니 자주 못알아들으면 외국어 실력 즉 업무역량에 심각한 문제로 비춰질수도 있는 상황….

그리고 이번에 한번 엄청 크게 아프고 나서 청력이 전보다 이상해진 느낌이 들었다.
이비인후과에 가서 검사를 해보니 저주파수는 정상, 중간은 약간 낮고 고주파수가 많이 낮은 편.. (가는 소리가 잘 안들림, 즉 가는 귀가 먹었다) 이지만..
사실 고주파수가 자음 구별에 중요하기 때문에 소리는 들리지만 상대가 무슨 말 하는지 사오정 대답을 할 확률이 높다ㅠㅠ
아쉽게도(??) 장애등급이 나올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전화문의할때 장애등급이 나오면 보청기 보조금이 나온다고 듣고와서..)
의사분은 이정도면 보청기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신경도 다 살아있고, 보청기가 비싸기도 한데 불편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라고!! 사실 코로나 전에 갔던 이비인후과 에서도 보청기 적응이 힘들다고 비추천 하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번에 작정하고  보청기를 맞춘 이유는!!
최근에 회의실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심각하게 계속 못알아듣고 정말 아주 개떡같이 망쳐버린ㅠㅠ 좌절한 사건이 있었기에 (거리가 꽤 멈&마스크 이중콤보.. 그동안 마스크 안했을땐 나도 모르게 입모양으로 꽤 많이 알아들었나보다).. 그 사람들 내가 장난하는 줄 알았을 듯 ㅠㅠㅠㅠ 

여튼 그래서 중요한 미팅이 있거나 할때 비상용으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쌩돈 주고 구매했다!

충전기 케이스
충전기 겸 보관함과 보청기 2개. 까만 기계는 귀뒤에 걸치고 회색 부분을 이어폰처럼 귀 안쪽에 넣는다. 크기 비교용 연필ㅋ
생각보다 비주얼이 괜찮고 진짜 잘 안보인다!

보청기라고 하면 단어 자체로 뭔가 왠지 오래된 느낌인데 과학의 발달 덕에 요즘 보청기는 느낌이 힙(?)하다! 옛날 보청기는 귀 속에 통으로 넣느라 본도 떠야 한다는데, 요즘 것은 이어폰 같은 개념이라 바로 구매해서 착용 가능! 기계는 귀 뒤 윗부분에 걸치고(완전 가볍다) 투명한 줄 이어폰 같은 것만 귀에 쏙 넣는다. 생각보다 진짜 안보인다.

(>> 단점 추가: 저렇게 생긴 보청기가 잘 보이지도 않고 탈착이 편해서 무조건 좋다고 생각했는데, 사용해보니 한편으로는 고정이 생각보다 불안정한 부분도 있더라! 특히 마스크나 안경 등과 걸치는 부위가 겹쳐서 마스크를 벗을 때 떨어지는 등 살짝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마스크 벗다가 바닥에 뚝 떨어진 적 있음, 으악 내 백만원!! 무조건 마스크 보다 먼저 착용하고 마스크를 나중에 해야 안떨어짐 )

게다가 놀랍게도 핸드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통화와 음악듣기도 가능하다!!! 그런데 음악이.. 보청기에 설정한 주파수에 맞춰 나온다ㅋㅋㅋ 나는 저음이 꺼져있어서 음악에서 베이스가 안들려버림. ;;; 굉장히 오래된 레트로 라디오에서 나는 음악소리 느낌ㅋㅋ

보청기는 덴마크 브랜드라고 한다.
내가 산 모델은 가장 저렴한 것으로, 한 쪽에 약 백만원, 양쪽 약 2백만원 정도. (한쪽만 구매하기도 한다는데 나는 양쪽 청력이 거의 동일해서 두개 구매ㅠ)
가장 비싼 모델은 양쪽에 약 5백이니 한쪽에 250만원 정도 였다.
이게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닌게.. 나랑 맞는게 따로 있더라!
거의 2시간 가까이 청각사 분과 보청기 모델 3개 정도 테스트를 했던것 같은데, (컴퓨터로 페어링하고 주파수와 설정 각각 세팅하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맨 처음 써본 비싼 모델은 상대방 목소리가 마치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들리고, 내 목소리는 로보트 소리처럼 들리더라.
아무리 조절을 해도 그랬다. 보청기가 원래 이런가? 익숙해져야하나? 했는데..

가장 저렴한 모델을 껴보니 응?? 상대방과 내 소리가 깨끗하게 들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단계 위 모델을 껴보았는데, 내 소리를 낼때 계속 이상한 잡음이 들렸다. 그래서 가장 저렴한 것 구매. 지금 곤란한 내 주머니 사정을 알았는지,, 귀야 고맙다ㅠㅠ

그런데 정말 나한테 맞는 것 찾으려면 여러가지 껴보는게 중요할 것 같더라…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하루종일 끼고 다녀본적이 있는데, 익숙치 않은 느낌에 뭔가 많이 피곤한 것은 사실이다!

중요한 날 피곤하지 않으려면 평소에 적응이 필요하긴 하겠다는 생각..
그런데 평소에 잘 안들리던 약한 소리들이 잘 들리니 너무 신나고(?) 재미있었다!! ㅋㅋ
아, 마스크 벗을때 걸려서 곤란했다. 조심해야지..

여튼 드디어 보청기 생겼다!!! 이젠 회의실이 두렵지 않아! ㅠㅋㅋ (2024년 8월 업데이트: 지금도 회의때나 중요한 대화 필요할 때, TV소리 잘 안들릴때 잘 쓰고있다!!ㅎㅎ 줌 회의때도 스피커로 틀면 웅웅 하고 들려서 소리 최대로키우고 들었는데 보청기 끼면 웅웅하던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니 볼륨 낮춰도 잘들림!)

>> 이게 생활하면서 느끼는 부분이 있다보니, 이후 이비인후과에 몇 번 더 방문해서 (두번 정도는 필수로 오라고 예약 잡아줬다, 그중 한번은 보청기 끼고 청력검사도..) 불편한 부분 말하고 필터?와 사운드를 편하게 조절했다.
한번은 필터를 바꿨더니 고음이 너무 세게 들려서 엘베 띵 소리 날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고 온갖 소리가 장난아니게 크게 들려서 강아지 청력 된줄. 장난아님ㅋㅋ (불편한데 재밌긴 했음) > 아 이게 왜 그랬냐면!! 보청기 너무 잘 끼고 한달후 보청기 끼고 청력검사 한 검사지를 보니, 분명 보청기 덕을 보는데도 정상치보다는 고주파가 꽤 낮은거였다!! 그래서 욕심내서 정상인(?)처럼 듣고싶다고 정상치에 가깝게 들리게 높여달라고 했다. 그러자 의사분인가 청각사분이 그러면 소리가 왜곡될수도 있는데 그래도 원한다면 최대치로 해주신다 했나? 그러고 나서 “내 기준에” 강아지 청력(?)이 되서, 고주파가 최대로 증폭되니 높은 소리들이 너무 크게 날카롭게 들려서 잠시 좀 고생ㅋㅋㅋㅋ 그래서 다음에 다시 가서 얘기해서 조절하니, 그 후는 오히려 너무 먹먹한 기분 ㅠㅠ 여튼 몇 번 다시 가서 필터?도 다시 바꾸고 소리 재조절하니 지금은 제일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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