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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

이상한 기분

Yourupe 2021. 5. 3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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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정말정말 이상한 기분이 든 적이 있다. 까먹고 있다가 문득 떠올라 적어본다.

한창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동생에게 카톡이 왔다.
절친한 교회 친구가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그걸 캡쳐를 해서 이게 혹시 무슨 말인지 아냐는 것이다.

얘기 들었다며, 엄청난 충격과 슬픔, 그리고 동생에게 큰 위로를 전하는 메시지..
동생은 이 친구가 대체 무슨 얘기를 들어서 이러는지 전혀 모르고..

느낌상으로는 그 내용은 마치 우리 부모님에게 아주 큰 사고가 났거나, 심한 경우 사망하셨다는 사실을 아마 교회 지인을 통해 우리보다 먼저 접하고 보낸 듯한 내용이었다. 아무리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려고 해도 그것밖에 없었다.

동생이 부모님께 연락하려다가 무서워 나에게 먼저 보냈다고 한다. 그 친구에게 뭐냐고 물어봤는데 아직 답이 없단다. 부모님에게도 일단 톡으로 연락해보았다.

갑자기 신기한 현상이 일어난다. 마치, 심하게 체했을 때 처럼 눈앞이 하얗고 온 몸에 힘이 쭉 빠졌다. 지금 이거 혹시 꿈인가?? 싶더니..
아니, 혹시 내가 그동안 부모님이랑 같이 지냈던 것들이 꿈이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동안 나루터에 묶여있던 ‘나’라는 배가 갑자기 그 끈이 없어져 저 멀리 강으로 한없이 떠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나는 다 큰지 오래라고 생각했는데, 외국생활도 오래했고.. 그런데 부모님이 내게 이렇게도 큰 존재였던 것인가..?
나중에 들은 바로는 동생은 당시에 온몸의 피가 아래로 다 쏵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나도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런 정신의 폭퐁우 속에서 용케도 정신줄 붙잡고 회사 의자에 똑바로 앉아 일하는 척을 하고있었다.. 아직 확인은 되지 않았잖아. 답을 기다리면서.

>> 도대체 이런 기분은 뭐라고 표현하는 건가?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 많이 들어본 표현이나 그건 아니었다.
인간에게 이런 상황에 대한.. 정말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분 감정 느낌도 있었다니.. 이런 반응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결론은.. 알고보니 동생이 아주 가까웠던 지인이 꽃다운 나이에 자살을 해서 받은 메시지였다.. 오랫동안 우울증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 결국 가족들과 헤어지는 순간이 오겠지.. 강아지들도.. 누가 먼저 갈지는 모르겠지만.. 슬프지만 결국에는 남김없이 모두 떠나는 거니까.
나는 죽는 순간.. 하.. 이제 드디어 가는구나~~~ 라고 할 것 같다..
다른 존재들에게는, 떠나는 순간, 옆에 있어줄 수 있다면, 그동안 고생&수고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제 푹 쉬라고,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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